SK텔레콤을 꽤 오랫동안 이용해 오다 KT로 통신사를 변경했다. 핸드폰 액정도 박살 나서 어디서든 핸드폰을 구매해야 하긴 했는데 SK텔레콤 멤버십으로는 그 흔한 영화 할인도 제공 받을 수 없다는 걸 최근 알게 된 후 망설이지 않고 바꿨다. 이제사 생각해보면 대단한 혜택을 받아 온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오래 이용했나 싶다. T멤버십으로 받은 혜택이라곤 미스터피자 시켜먹을 때 할인 받은 게 고작인데 KT상담전화를 하고 난 직후 Gold 등급으로 멤버십이 상향됐다는 문자가 왜 그리 밉상인지. -- (본의 아니게 분노하게 되네)

한때는 SK텔레콤을 이용하는 것이 자부심이었던 때가 있었다. 한 십오 년 전에는 그 비쌌던 모토로라나 지금은 사라진 "SKY" 기기는 SKT 가입자여야만 사용할 수 있었던 데다가 타 통신사보다 통화품질이 월등히 좋다는 근본 없는 소문에 혹해 비싼 요금제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을 고집하곤 했다. 형광펜으로 표시된 부분에 서명 해달라는 직원 말에 페이지를 넘기다 문득 엄마 손에 이끌려 울며 겨자먹기로 가장 저렴한 핸드폰을 샀던 그 때의 기억이 났다. 한때 대단했던 일도 이제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순간은 왜 항상 헛헛한 기분이 들까.

통신사는 바꾸었지만 기기는 3년째 쓰고 있는 아이폰 6S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 실버 그레이 색상으로 사고 싶었는데 로즈 골드 밖에 남아 있지 않아 아쉽긴 하나 직원 분이 너무 친절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왔다. 반짝반짝한 액정을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다른 제품을 살 때는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 기분인데 핸드폰은 사는 그 시점으로부터 정리가 필요했던 내 생활이 계획적으로 변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원치 않아도 동기화 되어 버리는 빌어먹을 카톡 계정처럼 깨끗이 비워진 새 핸드폰에도 점차 나다운 사진과 메시지, 여러 대화들로 채워지겠지만 뭐든 오래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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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teph 2018.05.14 08:12 신고

    오오 저랑 같은 로즈골드 6S! 로즈골드가 어때서요 ;ㅂ; 핑크덕후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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